을미년 1월 6일자로 수조에 장식물을 설치한 다음에 수조 물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었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다루는 일이라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경험으로 터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활발하던 금붕어 네 마리 중에 일주일 지나자 물 수면에 머물거나 비실거리다가 두 마리가 7일 간격으로 한 마리씩 죽었다. 어항관리를 취미생활로 삼는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이다.

물갈이하는 과정에서 우유를 뿌린 듯 백탁현상(白濁現象)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백탁현상을 바닥재 침전물의 부유(浮游)나 유익한 박테리아의 사멸로 인하여 어항물이 혼탁해지는 것이었다. 측면 여과기의 더러운 스폰지를 짜는 과정에서 수돗물에 씻은 것도 박테리아를 죽이는 요인이었다. 겉에 붙은 찌꺼기만 걸려내거나 털어내는 것, 어항물에 짜주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래서 수돗물을 하루이틀 묵인 다음 3분의 1정도씩 물갈이하면서 염소 제거제와 박테리아 활성제를 어항에 넣었다. 백탁은 기다리면 정화된다고 하지만 미관상 좋지 않아 주기적으로 물갈이하여 어느 정도 백탁이 사라졌다. 아마 박테리아 활성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수조는 관상어의 배설물 등으로 혼탁해지기 마련이므로 암모니아(NH4)가 생성되기 때문에 헤테르트로픽 박테리아(Heterotrophic Bacteria)의 활성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암모니아를 산화시켜 아질산(NO2)으로 변화하기 위해 나이트로소모너스 박테리아(Nitrosomonas Bacteria)의 활성이 중요했다. 또 아질산 최종 산화물인 질산염을 분해하기 위해서 나이트로벡터 박테리아(Nitrobacter Bacteria)가 물관리의 순환주기를 알게 되었다.

물고기보다 키우기 어렵다는 수초의 광합성(photosysthesis)을 위하여 1월 21일에 사진처럼 직접 자작하여 설치했다. LED T5 등기구 3개로 제작했다. 나무로 만들어야 했는데 목공도구도 없어 골판지를 여러 겹으로 튼튼하게 붙여 외곽만 나뭇결 시트를 붙였으므로 나무 한 토막 없이 무늬만 나뭇결인 셈이다. 상단에는 철물점에서 사온 누름단추를 붙였다. 설치한 후에 광량(Lumen)의 세기에 만족했다.

1월 24일에는 물갈이 가드와 박테리아제를 새로 사고 수조용 청소펌프(siphen)를 사왔다. 그리고 바닥재가 부족한 것 같아 오색사 2kg를 여러 번 깨끗이 씻어 바닥에 넣었고 물맞댐을 하여 어 2마리를 추가하여 넣어 주었고 이끼나 배설물을 제거할 것 같아 우렁이 3마리도 함께 조에 넣었다. 그리고 금붕어의 이름도 지어 주었다. 매력적인 지느러미를 바탕으로 사진 왼쪽부터 지느러미 끄트리만 검은 [테지], 지느러미가 온통 까만 [깜지], 지느러미 부분적으로 까만 [먹지], 지느러미에 황동빛을 띤 [놋지]이다.

그리고 우렁이 세 마리는 식성을 보니까 토종인 모양이다. 외래종은 알을 낳고 잡식성이라 관상어 사체뿐만 아니라 식물도 닥치는 대로 먹는 버릇이 있다. 그렇지만 토종은 새끼를 낳기 때문에 결국 자기 몸을 새끼 배양을 위하여 내어놓고 죽는다. 그래서 자연환경을 위하여 우리 토종을 좋아하게 된 셈이다. 또한 우리의 정통 이념과 사상도 사랑하게 되었다.